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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리뷰/영화

죽음에 대해 다룬 영화, 마틴 브레스트 감독의 작품 "여인의 향기", "조 블랙의 사랑"

잔잔하고 감동이 있는 영화라는 지인의 추천으로 영화 "여인의 향기"를 보게 됐다.

그리고 이번엔 다른 지인의 추천으로 "조 블랙의 사랑"을 보게됐는데,

알고보니 두 영화의 감독이 모두 마틴 브레스트였다.

두 영화를 보며 공통으로 느낀 것들이, 그제야 맞아떨어지는 기분이기도 했다.

 

잔잔하고 드라마적이면서 약간의 교훈과 감동이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 두 영화의 공통점

 

첫 째, 중년의 나이를 지나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자기의 인생을 마무리하는 태도나 모습을 담담히 그려냈다.   

 

 

먼저, 여인의 향기이다. 

 

 

탱고춤추는 장면으로 유명한 영화이다.

극 중 주인공인 프랭크(알파치노)는 한때 중령이었고, 복무시절 다쳐서 시각을 잃게되었다.

장교답게, 아마 그는 각떨어지는(?) 생활습관과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인생을 살았을 것 같다. 

각 잡고 갖춰입는 양복이나, 흐트러짐 없이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말투나 목소리가 그랬다. 

 

 

그런 그에게 신체의 일부를 다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한다는 사실은 아마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살바에얀 눈부시게 멋진 3일을 뉴욕에서 보내고, 생을 깔끔하게 마무리 하려고 했던 것 같다. 

 

 

 

프랭크의 자세는 그랬던 것 같다. 한때는 빛나고 자기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온 그에게 다가온, 나약해진 자신의 신체는 버틸 수 있는 무게의 양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자신을 부축해준 고등학생의 진심어린 회유에 마음이 동하여, 프랭크는 아마 제 2의 인생을 노년에 맞아서 새로운 자세와 마음으로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은 조 블랙의 사랑이다.

 

극 중 자기의 인생이 마감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면서 저승사자와 함께 담담히 인생을 마무리하는 윌리엄 (안소니 홉킨스)이다.

 

 

 

 

내가 느낀 그는, 죽음에 대해서도 비교적 초연했던 것 같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태도나 가치관을 그대로 유지하며 여생을 보냈다고 생각되었다. 

 

 

 

 

 

그가 평생을 일궈온 자신의 회사, 자기 목숨만큼이나 사랑하는 딸 수잔(클레어 폴라니)이 저승사자인 조블랙(브래드 피트)에 의해 송두리째 빼앗기고 흔들릴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그는 금방 침착함을 되찾았고, 남탓을 하느라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문제의 본질과 해결을 위한 방법에만 몰두하는 사람이었다. 그 모습을 자기의 죽음을 앞두고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유지할 수 있다는게 너무나 놀라웠다. 

그런 침착함과 강직함이 대단했다. 

 

 

 

 

  둘 째, 영화의 러닝타임이 길고, 감정선이 섬세하다. 

 

여인의 향기는 157분동안 상영된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아마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각본, 섬세하고 우수한 배우의 연기력 덕분이 아니었을까?

 

 

조블랙의 사랑은 무려 178분동안 상영된다. 마찬가지로 지루함을 모르는 영화이다. 특히 수잔과 조 블랙의 애정씬에서는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 내가 좋아하는 영화 속 대사

 

 

여인의 향기 속, "What are the chances of suitin' you up sometime?(멋지게 차려입을 기회가 자주있나)" 

 

멋지게 차려입을 기회가 자주 있나?

 

프랭크는 멋을 중요시한다. 고급스러운 양복은 중산층의 상징이자 필수요소이고, 자신의 격을 갖추어줄 고급스러운 향수나 레스토랑이 그렇다. 

이런 것들이 나는 과시욕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인생에서 내가 남기고 싶은 나라는 사람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인거고 살아온 발자취로 느껴졌다. 

아직 사회생활을 하지 않은 알바생에게 옷 수선을 받으며, 당신도 당신을 위해 잘 차려입은 날이 있냐고 물어보는 프랭크를 보며, 나에겐 그런 날들이 있었나?를 짚어보게 되었다.

 

 

 

 

조블랙의 사랑 속,

"We lonely here mostly too. If we luckly, maybe... we got some nice pictures to take with us(우리 대부분은 외로워. 운이 좋다면... 떠나갈 때 가져갈 좋은 추억이 많이 있겠지)"

 

우리 대부분은 외로워.
운이 좋다면

 

떠나갈 때 가져갈 좋은 추억이 많이 있겠지.

 

임종에 다다른 할머니가 죽기 전에 조블랙과 나눈 대화이다. 

인생은 생각보다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고, 죽을 때 그저 즐거운 추억이라도 많이 남아있으면 다행인거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을때 위안이 됐다. 죽기 전에 재물이나 업적이라도 남기고 가야되지 않을까라는 조급한 마음이 나도 모르게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즐거운 추억이라도 많으면 다행이라는 말에, 하긴 죽고 나면 재물이나 업적이 다 무슨 소용일까. 행복했던 기억만큼의 값어치를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며 여유있는 마음으로 살아가고싶다. 

 

 

 


나는 이영화를 보고나서, 브래드 피트의 전성기 외모에 미친듯이 빠져들었다.

그 매력적이고 귀여우면서 섹시한 입술과 금방이라도 눈물이 차오를 듯한 촉촉한 눈망울... 

(사실 직전에는 영화 "원스어폰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봤는데... 세월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지금 나름의 멋스러움이 있는 배우인건 사실이다. )

 

그래서 지금 나는 브래드피트의 몇몇 과거 작품들을 보려고 하고있다.

(지금 보고 있는건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인데, 아직 브래드피트의 등장 전이다. 이영화도 러닝타임이 길다.)

브래드피트 작품을 몇개 보고 난 후 또 다시 글을 올려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