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의 업적을 그린 영화 퍼스트맨을 봤다.
퍼스트맨은 2018년 영화로 데이미언 셔젤감독의 작품이며, 닐의 역할은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맡았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라이언 고슬링은 영화 라라랜드(2016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함께한 작품이다.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에 대한 영화는 굉장히 많다.
다큐 영화 형태로 제작된 Apolo 11(2019년), Moonwalk One(1972년), 교육영화로 제작된 퀀텀 퀘스트(2010년) 등 수십 개에 달한다.
그중에 영화 퍼스트맨은
닐이 나사에 들어가고, 비행 훈련과 학문에 매진하다가 달에 착륙하는 과정까지의 업적과 일대기를 숨 가쁘게 표현한 영화이다.
나는 그의 치열한 삶 중간중간 노출되는 부인 자넷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영화에서 표현된 부인의 삶과 설정이 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겠고, 영화에 표현된 닐의 부인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자넷은 남편이 위험한 상황에서 항상 침착함을 유지하는 강단있는 여자이다.
부인인 자넷 암스트롱은 닐과 같은 대학에서 공부를 한 배운 여자이고,
지금은 우주비행사를 남편으로 두고 아이 둘을 키우는 전업주부이다.
남편이 항공 비행중 사고가 나게 되면, 어딘가 다치는 게 아니라 극단적으로 죽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매 훈련, 매 비행 때마다 겪는 그녀는 애써 굉장히 침착하고 강단있게 모든 상황에 대응한다.
뿐만 아니라 아이를 훈육할 때 조차, 본인이 평소에 극심하게 느낄 수밖에 없는 이런 불안함과 초조함이 아이들의 훈육에 있어서 영향을 주지 않는다.
나는 이러한 태도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과연 나라면 자넷처럼 침착할 수 있을까? 하는 대목이다.
나사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남편을 둔 엄마들끼리 친목을 유지하며 지내는데, 그 모임에서 한 명씩 남편들이 비행사고로 죽어나간다.
죽는 과정에서 그녀가 겪는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어땠을까?아마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어 애 둘을 혼자 키우게 될지도 모르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그녀는 남편에게 자신의 불안함을 표현하거나, 일을 그만둘 수 없겠냐는 등의 자신의 불안함을 내비치지 않고 스스로 이겨낸다.
그녀의 침착함을 볼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사건이다.
비행훈련 중 오가는 이야기들을을 라디오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 듣고 있는데, 우주선이 오작동하는 위험한 상황이 있었다. 자넷은 오감을 몰두하고 신경이 곤두서서 방송에 집중한다.
그때 아이가 엄마에게 장난을 친다. 라디오를 가져가서 주지 않는 것이다. 만약 나라면, 지금 남편의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 자식이 아무것도 모르고 천진난만한 장난을 치고 있다면 으름장을 내고 장난치지 못하도록 훈계를 뒀을 것 같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채 말이다.
그러나 자넷은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아이에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의 훈계만을 둔다.
그녀도 남편 같이 자기의 일을 하고싶지는 않았을까?
남편이 일반적인 직장인이 아니라, 한번 우주비행에 나가면 몇 달이고 자리를 비워야 하고 심지어 목숨에 대한 위험이 있다 보니, 그녀는 전업주부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그녀도 우수한 대학을 나온 여자이기 때문에 충분히 본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역량이 있었을 거를 생각하면 굉장히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물론 아이를 키우고 거기에서 느끼는 보람이나 성취도 있지만, 본인 개인의 능력으로 밖에서 역량을 펼치고 인정받는다는 것은 또다른 측면의 얘기이기 때문에.
그녀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남편보다는 가정적인 남편을 더 원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녀는 남편의 옆에서 응원했다.
둘째 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서 힘든 순간에도, 남편의 복직과 이직을 진심으로 응원해줬다.
자신은 육아에 지쳐 힘들어도, 남편이 천문학이 재밌다는 말에 웃어보인다.
닐 암스트롱의 곁을 묵묵히 강단 있게 지켜준 자넷에 몰입됐던, 영화 퍼스트맨이다.
#퍼스트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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