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 번 정도 봤던, 내가 매우 좋아하는 영화 어바웃 타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어바웃 타임은 매우 사랑스러운 미소의 레이철 맥아담스와 도널 글리슨이 출연한 영화이다.
나는 무엇보다 영화에서 나오는 노래 하나하나가 정말 좋았다.
마음이 시끄럽거나 우울할 때, 이 영화를 한 번씩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서 이영화를 나는 네 번 정도 봤던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보이는 점이나 느낀 점이 다 달랐다.
내가 어바웃 타임을 보면서 느꼈던 점들을 한번 적어보려고 한다.
우선 들어가기 전에, 남자 주인공인 팀을 소개하겠다.
그가 20살이 되던 해, 그에게는 신비한 능력이 생긴다.
이 능력은 집안 대대로 남자에게만 유전되는 초능력인데, 어두운 곳에서 눈을 감고 주먹을 쥔 채로 과거 어느 시점을 상상하면 신기하게도 그 시점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능력을 이용해서 이 남자는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를 붙잡기 위한 시도를 여러 번 하기도 한다.
그런 시도 중 가장 신박하고 웃겼던 것은, 사랑하는 여자 메리와의 첫날밤을 초능력을 통해 여러 번 다시 한 장면이다.
이 과정에서 메리는 팀의 능수능란하고 자연스러운 리드에 반하기도 한다.
배경 얘기는 이 정도로 접어두고, 내가 느꼈던 점들 위주로 얘기를 해볼까 한다.
부모님한테 잘하자
팀의 신기한 과거로 돌아가는 능력은, 언제든지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 가지 제약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아이를 낳은 후에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팀은 메리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게 된다. 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난 후, 아이를 임신하기 전의 과거로 돌아가게 되면 임신하는 과정에 생긴 정자와 난자의 조합이 달라져서 다시 현재로 돌아왔을 때는 아이도 바뀌어버리고 말기 때문에 과거로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
팀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팀은 셋째 아이를 낳게 된다. 그 말인즉슨, 팀은 이제 더 이상은 과거로 돌아가서 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팀은 아이를 출산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 아무 일 없단 듯이 평소처럼 아버지와 탁구를 즐기지만, 그의 눈엔 슬픔이 역력하다.
아버지는 팀에게 묻지 않아도, 상황을 알고 있다. 이게 마지막 만남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버지는 팀에게, 딱 한 번만 규율을 깨고 과거로 돌아가자고 제안한다. 과거로 돌아가서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온다면 미래는 바뀌어있지 않을 거라면서.
그리고 그들은 아버지도 젊었고 팀도 어렸던 시절로 돌아가서, 해변을 뛰논다. 정말 어렸을 때 아빠와 뛰놀던 유년시절로 말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매우 뭉클했다. 우리 부모님도 저렇게 나와 맘껏 뛰놀던 젊은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늙으셨구나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잘해야겠다고 느꼈었다.
메리처럼 사랑스러운 여자이고 싶다.
메리는 사랑스러운 여자이다. 남자의 사소한 실수도 눈감아줄 줄 알고,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팀이 자기 부모님이 좋지 않게 볼까 봐, 조마조마하며 발 벗고 나서서 팀을 좋게 봐 달라고 애원한다.
영화 보는 내내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과 미소에 반하면서 본 것 같다.
그리고 메리처럼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의 오늘이 마치 두 번째 인 것처럼 여유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
팀은 변호사다. 바쁜 하루를 보내면서 샌드위치 가게 직원에게 계산 후 인사를 할 정도의 여유가 없고,
거지 같은 클라이언트를 만나서 기분이 좋지 않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에서 시끄럽게 노래를 듣는 사람 때문에 짜증이 난다.
그로 인해 집에 와서는 만사 귀찮고 잠자기에 바쁘다.
그는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똑같은 하루를 아침으로 돌아가서 한번 더 살아보기로 한다.
두 번째 맞는 아침, 그는 왠지 하루가 즐겁다. 오늘 하루도 큰 문제없이 잘 지나갈 것을 알고 있고, 최선을 다해서 할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이하루가 기분 좋게 마무리되는 것을 알고 있다.
두 번째로 맞는 똑같은 일상, 그에게는 여유가 생긴다. 샌드 취기 가게에게 간단한 안부인사를 건네고,
거지 같은 클라이언트의 말에도 장난을 칠 여유가 있고,
옆사람의 노랫소리에 맞춰 장단을 맞추고,
옆에 같이 누운 메리는 사랑스럽다.
나에게는 똑같은 하루를 다시 살아볼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마치 내가 오늘을 두 번째 경험한다고 생각하고 하루를 시작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사실 오늘이 두 번째라고 생각해도 크게 무리 없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매우 상상 가능한 상황이다.
나도 마치 오늘이 두번째라고 생각한다면, 출근길에 괜히 짜증 나는 일도, 회사에서는 버겁게 느껴지는 업무에도 여유가 생기며 왠지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다시 이 영화를 보게 될 것 같다. 그때는 어떤 것을 느낄지가 궁금해지는 영화 어바웃 타임이다.
#어바웃 타임 후기
'문화리뷰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산의 부장들 , 연기 천재들의 작품 - 원작 책, 극중 인물과 실제 인물 비교 (0) | 2020.01.28 |
---|---|
운명적 만남을 그린, 옛날 감성이 돋보이는 미국 로맨스 영화 3편 - 세렌디피티, 유브갓 메일, 당신이 잠든 사이에 (2) | 2020.01.20 |
세계적인 업적을 남긴 닐 암스트롱의 부인의 인생은 어땠을까? - 영화 퍼스트맨 후기 (2) | 2020.01.07 |
남자 여자 중 누구에게 더 슬픈결말일까? 영화 먼 훗날 우리 후기 (1) | 2020.01.07 |
죽음에 대해 다룬 영화, 마틴 브레스트 감독의 작품 "여인의 향기", "조 블랙의 사랑" (0) | 2019.11.26 |